흔들리는 교실, 해답은 있는가?
흔들리는 학교 교육을 진단할 때 대부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요인은 학생이다. 그러나 여기서만큼은 아니다. 학생을 바꾸는 것보다 먼저 교사가 달라져야 한다고 외친다. 신기하게도 책의 시작은 다름 아닌 교사들이 서로 털어놓는 교직에서 오는 갈등과 고뇌다. 그들의 대화를 통해 교사들도 학생들 못지 않은 심리적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으며 분위기도 침체되어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 이로 인해 학교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학교 문제의 심각성은 젊은 교사들의 불만과 낙담, 그리고 절망에 있는데 이는 학교생활의 근본적인 문제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러나 이 순간에도 교실 안에서는 여전히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가르쳐야 할 학생과 달래야 할 학부모, 그리고 보고서를 올려야 하는 상관이 거기에 있다. 그래서 교사의 위엄을 간직한 채로 어떻게 살아 남아야 하는가의 문제는 현대를 살아가는 선생님들 모두가 지금 당장이라도 해결해야 할 문제인 것이다.
"체제가 바뀔 때까지 저는 어떻게 살아가면 좋겠습니까?"
"오늘 당장 교실에서 의미 있게 보내려면 저는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이 책은 이와 같은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어떻게 해야 교실을 구해낼 수 있을까?
교실에서 교사가 정작 필요로 하는 것은 끊임없이 일어나는 사건, 옥신각신하는 매일매일의 다툼, 돌발사고 같은 실제적으로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효과적인 처리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다.
교사의 보다 구체적인 칭찬, 더욱 분명한 의견, 일부러 아이들을 자극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이 바로 그것이다. 적절한 방법을 통해 아이들은 불만보다는 태도를 억제하는 면을 배우고 교사는 적은 수고로 아이들을 잘 이끄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
기술을 일단 체득하면 교사는 아이들을 자극하는 일 없이도 따뜻한 커뮤니케이션을 맺을 수 있게 된다. 파괴적인 대답이 아니라 새로운 방법으로써 비판이나 분노, 예의범절이나 도덕교육에 관련된 문제를 처리할 수 있도록 협력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더 이상 비뚤어진 공간으로 남지 않기 위해서
교실이 더 이상 비뚤어진 공간으로 남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교사들은 더 이상 현실에 체념하고 안주해서는 안 된다. 교사와 학생 서로의 공감과 노력이 가라앉아 가는 우리의 교실을 구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다.
이 책의 실제적인 사례와 구체적인 해결 방법을 통해 이 땅의 갈등하는 선생님들께 열쇠를 건넨다. 교실을 구하는 것은 누구보다도 선생님의 몫이기에.
★ 매력적인 줄거리
15살의 프로렌스가 희곡을 썼다. 그녀의 선생님은 희곡에 대한 칭찬을 자세히 써 주었다.
ꡒ대화가 아주 세련되고 발랄해 보인다. 또한 줄거리는 잘 정돈되어 있고 구성 또한 매력적이다. 전체적인 접근도 마음에 드는데 이 접근방법으로 각각 그들의 가치기준을 세워 이에 따라 움직이고 있음을 잘 알 수 있다.”
프로렌스는 기뻐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를 정도였다. 이 교사의 말은 그녀의 재능을 인정했을 뿐만 아니라, 그녀가 그것으로 진로를 결정하고 계속 노력할 수 있도록 큰 힘이 되어 주었음은 물론이다.
★ 저를 지명해 주시지 않아요
7살의 러셀은 학급에서 언어놀이를 했을 때 한 번도 지명 받지 못해서 기분이 언짢았다. 놀이가 끝나자 그는 화를 내며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은 저보다 다른 아이들이 더 좋은가 봐요."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니? 러셀."
"그래요. 선생님은 절 한 번도 저를 지명하지 않았잖아요."
"네게 차례가 오기를 기다렸단 말이지. 좀더 지명 횟수가 많았으면 하고 바랬겠구나."
"예."
"고맙다, 러셀. 너의 기분을 들을 수 있어서, 이젠 잘 알았어. 네 생각을 노트에 써 두었으니까 이제 잊지 않으마."
이 사건으로 그녀는 교서로서의 유능함을 충분히 보여 주었다. 그녀는 아이들의 감정을 부인하지도 않았고, 반론이나 설교도 하지 않았으며 벌도 주지 않았지만 그러면서도 아이를 잘 지도한 것이다.
★ 에필로그
교사 여러분께
저는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입니다. 제 눈은 인간이 봐서는 안 되는 것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학식 있는 기술자의 손으로 세워진 가스실'
'교양 있는 화학자의 손에 독살된 아이들'
'숙련된 간호사 손에 죽음을 당한 어린 생명들'
'고교, 대학 졸업생의 손에 맞아 죽은 벌거벗은 여인과 젖먹이들'
그래서 저는 교육에 회의적입니다.
제가 바라는 건 바로 이것입니다. 당신의 아이들이 인간답게 성장하도록 손을 빌려 주십시오. 당신의 노력이 잘못되어 학식만 뛰어난 괴물이나 솜씨 좋은 정신병자, 교양 있는 아이히만(Eichmann, Karl Adolf: 독일 나치스 중령. 제 2차 세계대전 중 유대인을 대량 학살한 책임자)을 만들어 내서는 안 됩니다.
읽고, 쓰고, 셈하는 일들은 우리의 아이들을 보다 인간답게 하기 위해 쓰일 때만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